요즘 근황 주절주절

바르다 김티쳐라고 하는 김밥집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애정하던 집이었고, 나에겐 주기적으로 그 집 떡볶이를 먹어야 충전되는 그런 뭐시기가 있었다.

근데 내가 애정하는 식당들은 대체적으로 망한다.

내가 좋아하던 케익집도 망했고, 빵집도 망했고, 식당도 망했다.

그걸 보면서 몽슈는 항상 “역시 고랑이가 좋아하니 망하는군.” 이란다.

  가게가 있다.

고랑이가 좋아한다.

그 가게는 망한다 라는 삼단논법을 그놈은 즐겨사용한다.

  지금까지 그놈과 연애+결혼해서 살아오는 약 20년동안 그런일이 하도 반복되서 할말이 없다.

내가 캐나다에서 오기 전에 가고 싶은 식당 목록을 작성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르다 김선생 떡볶이였다.

다행히!
2월에 연락해보니 영업중이었고, 한국인의 얼을 충전했다.

역시 캐나다에서 먹는 떡볶이랑 차원이 달라~ 하며 희희낙락했는데 약 1달 전부터 생긴 떡볶이 욕을 해소 시킬 수가 없다.

그 집이 영업을 중단한듯하다.

몽슈는 그 말을 듣자마자 역시 고랑이가 좋아해서 망했군 하며 좋아했다.

(왜 좋아하는지는 의문임)서론이 길었는데,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떡볶이도 못먹고 요즘 삶이 재미가 없다.

떡볶이집을 찾아내야할텐데…싶지만 매운거 못 먹는 지노와 식단관리중인 몽슈 앞에서 적당한 떡볶이를 시켜서 먹을 수가 없다.

어흑흑흑..원픽 떡볶이를 찾지 못한 나의 요즘의 낙은 운동이다.

어떤 핑계로 몇 킬로 어떤 핑계로 몇 킬로가 쪘다.

그러고 나서 돌아보니 나는 불과 4년 전보다 8킬로가 쪄 있다.

사실 캐나다에서 좀 빼서 왔는데, 2월에 집중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말 쪄버렸다.

그리고 요즘 급식을 먹는데… 역시 누가 차려 준 밥이 최고라고 아주 꿀맛이다.

어흑흑흑 그런 관계로 매일 몸무게를 재고해야 조금 유지가 될 정도라서 운동을 1달 전에 시작했다.

캐나다 가기 전에 다녔던 PT 센터인데, 당시엔 꽤나 중량도 잘 치고 운동도 열심히 했었다.

근데 1년 캐나다 다녀와서 해보니 중량은커녕 자세도 엉망진창이 된 터라 대표님이 계속 “대체 캐나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라고 물으신다.

글쎄요..잘 놀고 잘 놀았죠…ㅎㅎ 식단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터라 몸무게가 확 감량이 되는건 아닌데, 확실히 몸자체는 좀 변했다.

배도 좀 더 탄탄해지고(물론 아직 지방 겁나 많음), 체력도 확실히 쌓였다.

앞으로 꾸준히 하다보면 괜찮겠지? 그런 관계로 요즘 유일하게 미래가 희망적으로 보이는 것은 운동이다.

운동은 힘들지만 재미있고 몸이 변하는 것도 재미있다.

  나머지의 삶을 견디는 중이다.

일도 견디는 중, 운전하기 힘든데 운전하는 것도 견디는 중, 애 키우는 것도 견디는 중이다.

지노 담임선생님께 연락이 올 때마다 심장이 쿵쿵거리고, 도저히 안할 수 없어서 학급 부모님들께 전화드릴 때도 심장이 쿵쾅쿵쾅거린다.

교사 초기에 비하면 이런 상담이나 대응이나 심지어 목소리까지 아주 프로패셔널함이 콸콸 묻어나오지만, 쿵쾅거림은 부정맥인지 멈출수가 없다.

다음에 다른 직업을 구한다면 전화 안할 수 있는 직업을 구할까봐 이런 생각도 든다.

요즘 근황 주절주절 1

지노는 옆에서 지금 하트를 빗질하고 있다.

하트는 털갈이 시즌인데, 멕시코 사막처럼 집에 털공이 굴러다닌다.

그리고 지노는 그 (최근에 새로 산) 고양이 빗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트를 쫓아다니며 빗질을 해댄다.

털이 마구 뿌려진다.

요즘 이것이 사람 집인지 털집인지 알 수가 없다.

왜 3마리가 있을 때보다 털이 더 있는 기분일까. 잠을 자려고 누우면 베개에 털이 묻어있어서 로션을 바른 내 얼굴에 달라붙곤 한다.

그 거지같은 느낌은 경험해본 자만 알리라.. 별 수 없이 저녁마다 베개 돌돌이 중이다.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고, 계속 임시저장된 글만 늘어나는 중이다.

써놓고 나서 발행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보면 빨지 않고 구겨놓은 옷처럼 구질구질한 느낌이라 그냥 발행하지 않고 지워버리곤 했다.

이 글은 아직 갓 입을 옷처럼 내 냄새가 그대로 배어나고 있으니 그대로 올려야겠다.

요즘 근황 주절주절 2

요즘 근황 주절주절 3

요즘 근황 주절주절 4